IT동아에서 인터뷰한 기사 전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라고들 한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성되는 데이터도, 다룰 수 있는 데이터도 늘어났다. 그 결과 데이터 분석만으로도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업 활동에 있어서도 데이터는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경영자나 실무자의 주관이 아닌,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넘쳐나는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는 그 활용법을 모르는 이에겐 그저 무의미한 문자와 숫자의 나열에 불과하다. 결국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데이터 전문가나 데이터 활용을 돕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이하 BI) 솔루션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모든 조직이 데이터 전문가를 갖출 수 있는 건 아니다. 데이터 전문가를 갖추더라도 조직 전체가 데이터 활용법을 체득하지 못하면 그 효용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BI도 마찬가지다. BI를 도입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뉴스젤리는 그 답이 ‘데이터 시각화’에 있다고 말한다.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차트 등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는 걸 말한다. 한눈에 보기 어려운 많은 양의 데이터도 시각화 과정을 거치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뉴스젤리는 2014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개발, 맞춤형 데이터 시각화 대시보드(Dashboard) 구축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왔다. 뉴스젤리 창업 멤버인 최현욱 이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뉴스젤리는 어떤 기업인가?
뉴스젤리는 데이터 시각화 전문 기업이다. 2014년 설립 이후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인 ‘데이지(DAISY)’를 개발했고, 시각화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시각화 컨설팅 및 교육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기업 내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시각화 대시보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현대로템 등 굵직한 국내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제 8년차인데, 그동안 연구개발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어떤 계기로 뉴스젤리에 합류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뉴스젤리 합류 이전에 창업을 했었다. 이용자들이 SNS에 올린 콘텐츠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리포팅해주는 서비스였다. 데이터 크롤링 기술, 데이터 정제 기술이 필요했다. 커빙을 서비스하며 쌓은 기술을 SNS 외 분야에도 적용해보자 하고 시작한 게 ‘데이터 시각화’다. 뉴스젤리에서는 현재 이사를 맡고 있지만 원래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인포그래픽 기획 및 제작, 자체 개발 프로덕트 매니저, 시각화 프로젝트 총괄 매니저(PM) 등 실무를 맡고 있다. 뉴스젤리 생존을 위해 8년 동안 열심히 일했다.
데이터 시각화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이고, 왜 필요한가?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면서 많은 양의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Raw Data, 원자료)가 쌓여가고 있다. 워낙 방대하다 보니,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 방대한 데이터들을 시각적으로 요약해 각종 차트로 만들어 주는 게 데이터 시각화다.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하면 쉽게 데이터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 데이터에 관한 고도 기술을 갖지 않은 사람도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인포그래픽 같은 건가?
인포그래픽과 데이터 시각화 모두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인포그래픽은 데이터를 해석해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인사이트를 강조해서 표현하는 거다. 반면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거다. 인포그래픽은 기획자가 ‘왜’를 찾아서 넣어야 한다면, 데이터 시각화는 필터나 하이라이팅 같은 인터랙티브(Interactive, 상호작용) 요소를 활용해 사용자가 ‘왜’를 쉽게 찾게 해준다. 인포그래픽이나 데이터 시각화나 모두 어떻게 구성하고 기획하느냐에 따라 전달할 수 있는 범위나 효과가 달라진다. 기획 역량이 중요하다.
뉴스젤리라는 이름을 듣고 언론사라고 착각했다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다. 뉴스젤리는 ‘뉴스를 말랑말랑하게 보여주자’ 그런 의미다. 실제로 초기에는 인포그래픽 뉴스 콘텐츠를 다뤘다. 언론사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들도 있다. 2017년에 서울신문 ‘우울증 보고서’에 참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진료통계를 분석해 우울증 환자 및 치료 현황을 시각화한 프로젝트다. 최근에도 한국일보와 함께 전국 중대재해 발생현황을 인터랙티브 지도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명을 변경할까 고민도 했지만 바꾸지 않았다. 뉴스가 꼭 언론 기사만 의미하는 건 아니지 않나.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면 다 뉴스 아닌가.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서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오해를 받지 않도록 홍보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뉴스젤리가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 소개를 부탁드린다
‘데이지’라는 시각화 솔루션이 있다. 데이터를 올려서 차트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다. 만약 엑셀에서 어떤 데이터로 차트를 만들려고 하면, 일반 사용자는 ‘형태를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데이지는 데이터에 맞는 차트 형태를 추천해주기 때문에 쉽게 차트로 만들 수 있다. 2018년에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출시했고, 베이직 버전은 올해 출시했다. 엔터프라이즈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데이터 시각화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베이직은 일반 사용자도 접근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버전이다. 데모 버전은 우리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외국에는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이 많은 거로 아는데, 외산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가
대부분 외산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은 가격이 비싸다. 기능도 많아서 기업이나 사용자가 사용하려면 시간을 많이 들여서 학습해야 한다. 반면 뉴스젤리는 가격도 저렴하고, 기능 자체도 핵심 기능만 넣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자체 차트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보통 차트는 외산 라이브러리를 많이 사용하는데 데이지는 ‘젤리 차트’를 활용한다. 다른 회사 차트를 쓰면 제약이 많다. 색깔 하나 바꾸기도 쉽지 않다. 반면 우리는 자체 라이브러리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만약 고객사 아이덴티티 컬러가 있으면 거기에 맞춰 차트 색깔을 바꾸는 식이다.
데이지 외 다른 솔루션도 있지만 아직은 판매 목적보다는 우리 기술력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단계다. 지금은 솔루션 개발과 납품보다는 데이터 활용 교육, 컨설팅, 맞춤형 대시보드 구축처럼 우리의 기획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단순 BI 판매 기업이 아니라는 뜻인가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솔루션 활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솔루션을 줘봤자 바로 쓸 수가 없지 않겠나. 단순 제품을 파는 것보다 시각화를 통한 데이터 활용 방법을 제안하는 교육, 컨설팅, 맞춤형 시각화 대시보드 구축 프로젝트가 기업에게 더 유용할 거라 판단했다.
고객들이 우리를 찾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다. 먼저 ‘우리가 이런 데이터를 쌓아놓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먼저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검토하고 전반적으로 기획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이후 시각화 화면을 기획하고 구축해 제공하고, 시각화 화면에서 도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도 설계한다. 데이터 활용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거다.
기업에서 자체 시스템이나 태블로(Tableau) 같은 B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활용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해당 시스템을 고도화하거나 리뉴얼하는 방향으로 컨설팅을 진행한다. 우리는 자체 솔루션뿐만 아니라 다른 솔루션 특징과 활용법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이미 도입한 BI가 있으면 그 기업 특성에 맞는 활용법을 알려준다.
기업 내 활용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외용 시각화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축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이하 코바코)의 공익광고 데이터 광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발협력 오픈 데이터 포털, 한국개발연구원(KDI) 코로나19 변화 한눈에 통계 서비스 등 대민용 시각화 서비스 사이트도 뉴스젤리에서 작업했다.
사업 방향에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처음부터 인포그래픽과 기술 개발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가긴 했었다. 인포그래픽 콘텐츠는 뉴스젤리 이름을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수익으로 연결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기술 개발에 좀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변화를 겪는 기점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사업 방향에 따라 맞춤형 인력을 배치를 해야 해서 인원 변동이 많은 점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제는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단계 같다
대부분 스타트업은 매출 구조가 명확히 잡혀있지 않아 매출이 들쑥날쑥한 편이다. 우리도 오랜 시간 불안정한 상태로 있다가 지금은 안정화되는 단계이고, 앞으로도 안정되길 바라는 단계에 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많이 늘었다. 올해 기준으로 15~20억 원 수준이다.
업력이 쌓이면서 찾아주시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고객사에서 다른 고객사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다.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효과를 체감한 고객사들은 데이터 테이블을 추가해서 좀 더 고도화된 대시보드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면 재계약을 맺고 대시보드를 고도화하면서 사용성도 개선 해준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뉴스젤리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활용을 위한 최적의 시각화 방법을 제시해왔다. 앞으로는 데이터 전반에 걸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데이터 시각화 외에도 데이터 구조 설계, 데이터 처리 등에 대한 기술을 좀 더 키워나가겠다.
우리가 시각화한 결과물을 기업이 실질적으로 잘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고, 이전에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 사례도 분석하고 있다. 솔루션 같은 제품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어떤 형태든 고객 입장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혹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사실 그동안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그룹’이란 건 캐치프레이즈에 가까웠다. 물론 전문성은 있었지만, 항상 더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기술력과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지금은 자신 있게 진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다. 요즘은 분야를 막론하고 데이터가 화두인 시대가 아닌가. 하지만 데이터를 진짜로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데이터 시각화로 차트 하나 만들어 내는 건 쉬워 보여도 절대 단순하지 않다.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데이터 처리는 기술적인 영역, 데이터 안에 어떤 의미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는 감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기술이나 스토리텔링 한쪽으로만 접근하면 부족하다. 데이터 처리와 기능 구현을 하려면 코딩을 알아야 하고, 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통계를 알아야 한다. 효과적인 시각화를 위해선 디자인도 알아야 하고, UI/UX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업을 우리보다 잘하는 팀은 없다고 자부한다.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뿐만 아니라 각 영역 전문가가 모여있는 팀이다. 데이터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뉴스젤리를 찾아주시길 바란다.
인터뷰 |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