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산점도, 평행 좌표계, 패러럴셋으로 데이터 인사이트 찾기
엑셀이나 데이터 분석 툴을 켜놓고 막대그래프나 라인 차트를 그리며 답답함을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보통 시각화를 만들 때 두 가지 변수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익숙한데요. 데이터 변수가 두 가지일 경우 X축과 Y축, 단 2개의 차원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게 데이터를 시각화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데이터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캠페인의 성과를 분석한다고 가정해볼까요? 우리가 다루어야하는 데이터 안에는 시간과 매출뿐만 아니라 고객의 연령대, 유입 채널, 구매 단가, 지역 등 수많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이 모든 변수를 X,Y축에만 표현하려다 보면 데이터가 가진 진짜 의미가 훼손되거나 중요한 인사이트를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의 목적은 단순히 숫자를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수치 속에 숨겨진 패턴과 인사이트를 발굴하는데 있습니다. 크기, 색상, 시간의 흐름, 지리적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표현할 수 있어야합니다. 오늘은 X축과 Y축의 한계를 넘어 3개 이상의 변수를 하나의 시각화 안에 담아낸 다차원 데이터 시각화 사례를 소개합니다. 데이터의 숨겨진 의미를 입체적으로 담은 버블 산점도, 평행 좌표 그리고 패러럴 셋까지. 다양한 시각화 사례를 통해 복잡한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찾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규모와 관계를 한눈에 비교하고 싶다면 ‘버블 산점도’
가장 먼저 소개할 다차원 시각화 유형은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산점도(Scatter Plot)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버블 산점도입니다. 일반적인 산점도는 X축과 Y축이라는 두가지 수치형 변수의 상관관계를 평면 위 점(Point)의 위치로 보여주는데요. 버블 산점도는 이 평변적인 점에 크기와 색상을 통해 두 가지 시각적 변수를 추가적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데이터 시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교수가 선보여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국가별 경제, 건강 지표를 나타내는 버블 산점도입니다. 이 차트는 전 세계 인구, 소득, 기대 수명 등 4가지 이상의 변수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연관되어 변화해 왔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시각적 요소가 어떤 다차원 데이터를 보여주는지 하나씩 확인해보겠습니다. X축은 1인당 GDP로 국가별 소득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위치할수록 부유한 국가임을 뜻합니다. Y축은 국가별 기대수명으로 위쪽에 위치할수록 국민이 건강하고 오래사는 국가를 의미합니다. 원은 색상과 크기로 추가적인 정보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원의 크기는 해당 국가의 총 인구수를 뜻합니다. 중국이나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는 거대한 원으로 표현됩니다. 원의 색상으로 국가가 속한 대륙을 구분했는데요. 아시아는 붉은 색, 유럽은 노란색, 아프리카는 푸른색 계열로 묶어 대륙별 군집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차트를 보면 소득과 기대수명이 높은 오른쪽 상단에는 노란색 원이 밀집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소득과 기대수명이 낮은 왼쪽 하단에는 주로 파란색 원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의 색상으로 국가와 대륙으로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국가보다 소득과 기대수명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하단의 재생 버튼을 활용하면 ‘시간(연도)’라는 변수를 추가할 수 있는데요. 시간에 다른 버블의 이동을 통해 전쟁이나 전염병 같은 특정 시기의 역사적 사건이 기대수명에 얼마나 파급력을 미쳤는지까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보여주는 타임라인 버블차트 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줄 때는 라인차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불규칙한 발병 주기나 여러 그룹간의 피해 규모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원(버블)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X축은 1976년부터 2024년까지 발병 연도를, Y축은 수치형 데이터가 아닌 확진자(Cases)와 사망자(Death)라는 두가지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에 원(버블)의 면적으로 해당 연도에 발생한 확진자 및 사망자의 규모를 나타내는데요. 원이 클수록 바이러스의 피해가 컸음을 뜻합니다. 여기에 버블 사이를 잇는 선의 두께와 길이로 발병의 지속 시간을 함께 표현했습니다. 선이 길고 두꺼울수록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종식되지 않고 지속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차트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위치한 버블이 다른 연도의 버블보다 압도적으로 크고, 하단의 선 길이 역시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발병 건 수와 발병 기간이라는 두 가지 수치를 원과 직선으로 표현해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재난이었는지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룹화를 통해 확진자와 사망자를 나누고, 버블의 크기를 통해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버블 차트의 변형 사례였습니다.
2. 변수 간의 복잡한 관계를 비교하고 싶다면 ‘평행 좌표’
두 번째로 소개할 다차원 시각화 유형은 ‘평행 좌표(Parallel Coordinates)’입니다. 평행 좌표는 변수의 개수만큼 세로축을 가로로 나란히 세운 뒤, 개별 데이터가 가진 값을 각각의 축 위에 점으로 찍고 이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시각화입니다. 3개 이상의 수치형 데이터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데이터의 순위 및 상태 변화를 한눈에 추적하기에 매우 적합한 시각화입니다.

첫 번째 사례는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Paul Cézanne)의 작품에 대해 관람객들이 남긴 리뷰 데이터를 7가지 감정으로 수치화하여 보여주는 평행 좌표입니다. 가로로 나열된 축들은 각각 즐거움(amusement), 분노(anger), 경외감(awe), 만족감(contentment), 혐오감(disgust), 흥분(excitement), 두려움(fear)이라는 7가지 감정 지표를 나타냅니다. 왼쪽 첫 번째 축에서 시작해 오른쪽 마지막 축까지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선 한 가닥은 ‘한 명의 관람객이 남긴 하나의 리뷰’를 의미합니다. 위 차트를 통해 우리는 한 사람이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7가지의 다채로운 감정을 각각 어느 정도의 강도로 느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평행 좌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축의 순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차트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긍정적인 감정인 즐거움과 경외감 축을 붙여두면 선들이 수평으로 나란히 이동하는 패턴, 즉 양의 상관관계를, 반대로 만족감과 혐오감 축을 붙여두면 선들이 X자 형태로 교차하는 역전 패턴인 음의 상관관계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는 상단에 각 변수의 평균치를 함께 표시해 두어, 개별 데이터가 전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도 종합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 깊은 사례입니다.

평행 좌표의 원리를 적용한 다른 시각화 사례도 함께 살펴볼까요? 위 시각화는 2017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성 다이빙 종목에서 선수들의 라운드별 점수와 순위 변동 과정을 보여주는 평행 좌표입니다. 스포츠 경기의 결과는 보통 최종 점수표의 형태로 많이 보여지는데요. 하지만 위 사례처럼 범프 차트(Bump Chart)의 특성을 평행 좌표계에 융합하면 선수들의 라운드별 점수와 순위 변동 과정을 함께 보여줄 수 있습니다.
가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열된 축들은 다이빙 경기의 제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를 의미하고, 세로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선들은 출전한 개별 선수를 의미합니다. 가로축에 찍힌 점은 해당 라운드에서 선수가 획득한 순위와 점수입니다. 세로로 이어지는 선의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이전 라운드 대비 순위 변동폭이 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선의 흐름을 눈으로 좇다 보면, 최종 금메달리스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1위를 지켰는지, 아니면 초반 라운드의 치명적인 실수를 딛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인 대역전극을 펼쳤는지처럼 다이내믹한 선수들의 경쟁 서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 별 결과와 점수의 나열로는 느낄 수 없는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사례였습니다.
3. 복잡한 범주형 데이터의 교차 관계를 보여주는 ‘패러럴 셋’
매출액이나 온도처럼 숫자로 딱 떨어지는 수치형 데이터가 아니라 성별, 회원 등급, 거주 지역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범주형(Categorical) 데이터’가 3개 이상 얽혀 있다면 어떻게 시각화해야 할까요? ‘패러럴 셋(Parallel Sets)’은 다수의 범주형 변수를 기준으로 전체 데이터가 어떻게 쪼개지고 다시 합쳐지며, 최종적으로 어떤 비중을 구성하는지 그 물결 같은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각화 유형입니다. 범주형 변수마다 가로축을 그린 뒤 구성 비중에 따라 면적을 표시하며, 영역의 넓이가 넓을수록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데이터의 규모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 사례는 데이터 시각화 개발자인 제이슨 데이비스(Jason Davies)가 구현한 타이타닉호 탑승객 생존자를 분석한 패러럴 셋입니다. 차트의 위에서부터 아래로 나열된 가로축들은 각각 객실 등급(1등석, 2등석, 3등석, 승무원), 성별, 연령대, 생존 여부라는 여러 개의 범주형 변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상단에서부터 폭포수처럼 갈라져 내려오는 띠는 최종 결과인 ‘생존 여부’에 따라 파란색(생존자)과 주황색(사망자)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띠의 두께로 데이터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데요. 띠가 두꺼울수록 해당 조건에 속하는 사람의 수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패러럴 셋을 보면 복잡하게 교차하는 범주형 변수의 기준에 따라 탑승객 수의 구성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띠의 흐름으로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데요! 최종 결과 축을 보면 전체 탑승객 중 파란색 띠보다 주황색 띠의 두께가 훨씬 두꺼워 사망자가 더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주황색 띠를 위로 거슬러 올라가 추적해 보면, 사망자의 대부분은 여성보다는 남성이며, 1등석보다는 3등석 탑승객이었다는 사실을 띠의 굵기만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다중 조건들이 최종 결과 값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율의 흐름으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미국 내 시민권자 자녀를 둔 이민자 어머니들의 석방률을 나타낸 패러럴셋입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패러럴 셋은 아니지만 범주형 조건에 따라 결과값이 계층적으로 나뉘어 흐르는 패러럴 셋의 핵심 시각화 원리를 활용하고 있는 시각화 사례입니다.
차트의 계층 구조를 함께 살펴볼까요? 최상단에 바이든 행정부 시기와 트럼프 행정부 시기로 큰 물줄기가 나뉘어 있으며, 띠의 시작 두께가 해당 기간에 체포된 이민자 어머니의 총 규모를 나타냅니다. 가로선은 진행 상태에 대한 범주를 구분짓고 있는데요. 노란색 가로선은 체포 상태(Arrested), 회색 선은 구금 여부(Detained) 그리고 마지막 하단 분기에서는 초록색, 보라색, 빨간색의 색상 띠를 통해 석방이나 추방 같은 최종적인 법적 상태를 보여줍니다. 위 차트를 통해 운영 정부에 따른 체포자 수와 구금으로 이어지는 수와 비율의 흐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X축과 Y축을 넘어 다양한 변수를 숫자나 표가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각화 사례였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지금까지 X축과 Y축이라는 2차원의 한계를 넘어 3개 이상의 복잡한 변수를 하나의 차트 안에 담은 시각화 유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수치형 데이터의 상관관계와 크기나 규모를 동시에 비교하고 싶다면 기존 산점도에 크기와 색상 변수를 더한 버블 산점도를, 패턴이나 시간에 따른 변동 과정을 표현하고 싶다면 변수의 개수만큼 축을 만들고 선으로 흐름을 추적하는 평행 좌표를, 성별과 등급처럼 수치화 하기 힘든 범주형 조건들이 있다면 비중을 보여주는 패러럴 셋을 활용해보세요!
데이터 시각화의 진정한 목적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수많은 변수를 가진 데이터를 마주쳤을 때 어떤 차트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3가지 다차원 시각화 차트를 떠올려보세요! 뉴스젤리는 앞으로도 복잡한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유익하고 다채로운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로 찾아오겠습니다.
<참고 자료>
- Gapminder Foundation, “Gapminder Tools – Bubbles”, Gapminder
- Javier Zarracina, “Tracking the 2026 Ebola outbreak”, NBC News, 2026-05-30
- Spriha Bankata Mishra, “MoMA Sentiment Parallel Coordinates”, Tableau Public, 2023-12-06
- IvettAlexa, “Women Diving Results_FINA Budapest, 2017”, Tableau Public, 2017-07-26
- Jason Davies, “Parallel Sets”, 2012-04-23
- Jeff Ernsthausen, Mario Ariza, McKenzie Funk, Mica Rosenberg, Gabriel Sandoval, “Trump Has Detained the Parents of More Than 11,000 U.S. Citizen Kids”, ProPublica, 2026-03-23
Editor. 진젤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