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 되면 들려오는 뉴스의 단골멘트가 있습니다. 바로 올해에도 여지없이 최고기온을 갱신해 무더위가 찾아온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최근 여름, 그중에서도 서울의 여름은 그 어느때보다 부쩍 덥고 습해진 날씨에 깜짝놀랄 만한 수준입니다.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더해지니 야외로 30분만 나갔다 와도 땀이 줄줄 흐른 채 돌아오기 십상이지요. 또한 일각에서는 요즘 특히 더위가 극단으로 가고 여름이 길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말은 단순히 느낌에 불과한 것일까요? 아니면 과거와 비교했을 때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일까요? 다소 단순해 보이는 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뉴스젤리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16년 간 서울의 여름에 대한 기상청의 기상자료 데이터를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데이지(DAISY)로 분석해보았습니다!
하강을 거쳐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기온
매년 달라지는 서울의 여름기온을 살펴보기 위해 가장 먼저 기상자료 중 월별 평균 기온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월별로 따졌을 때는 여름의 범위를 정확히 딱 자르기는 힘들겠지만 평균 기온 20도를 꾸준히 넘기는 6월부터 9월까지를 여름으로 보고 해당 기간의 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위 그래프를 살펴보면 아예 직선 형태는 아니고 연도별로 기온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6, 7, 8, 9월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큰 추세를 보면 2000년과 2001년 높은 기온을 나타내다가 이후 하강해서 2000년대 중후반 상대적으로 제일 낮은 기온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후 2010년대에 반등해서 2015, 2016년에 2000년대 초반 이후 제일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월별로 살펴보면 9월에는 연도별 차이가 크지 않고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여줍니다. 또한 그래프상에서 2000년대 중후반과 최근의 차이가 가장 뚜렷한 월은 6월과 8월로 보이는데요. 6월 기온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 빨라지는 추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1년 중 제일 더운 8월 기온에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은 더위의 최고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다음은 ‘여름’하면 대표적인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 분석을 통해 서울의 여름 기온 추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뚜렷한 U자형 곡선의 폭염, 편차 심하지만 최근 정점 찍은 열대야
폭염과 열대야는 고온이 극대화됐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상현상입니다. 기상청은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폭염, 일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 열대야라고 지칭하는데요. 해당 현상이 잦을수록 실생활에 지장이 가고 더위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지로 살펴본 연도별 폭염일수는 위에서 다뤘던 기온과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반 높은 수치를 보이다가 2000년대 중후반 내려 앉았고 2010년대 들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기온에서보다 더 뚜렷해 아예 U자형 곡선과 유사한 모양이 나올 정도입니다. 극단적 더위의 지표인 폭염일수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사람들은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를 부쩍 빨리 체감하게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2016년은 아예 2000년 이후 최다 폭염 일수를 기록했고 8월 기온 역시 역대 최고를 나타낸 것도 그 영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작년이 더위로 점철된 해였으니 사람들이 민감한 반응은 당연지사였던 것이지요.
데이터 시각화로 살펴본 연도별 열대야 일수는 연도별로 약간의 변동이 있긴 하지만 2000년 이후 최다 열대야 일수 상위권 연도는 거의 2010년 이후에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6년은 이 지표에서도 빠지지 않고 단연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높은 기온을 보였던 2000년~2001년이 열대야 일수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과거에 비해 최근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한 변동 속에 최근 건조한 추세를 보인 습도
습도는 앞에서 다뤘던 기온 관련 요소와는 달리 뚜렷한 추세가 관찰되지는 않습니다. 연도별로 굉장히 변동이 심한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다만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기온이 눈에 띄게 높았던 2015, 2016년 여름의 습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여름이 습한 편이고 기온이 워낙 높았기에 불쾌감이 클 수 있었겠지만 적어도 습도 측면에서는 과거에 비해 다습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만약 손꼽힐 정도로 기온이 높았던 2015, 16년에 습도까지 높았다면 서울에서 맞이하는 여름나기가 더욱 힘겨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여름 과거에 비해 고온, 그러나 아직 크게 다습하지는 않아
이로서 서울의 여름이 과거에 비해 정말 고온, 다습했는지 기온 관련 데이터 및 습도 데이터를 통해 간단하게 검증해보았습니다. 본문에서도 말했지만 2010년대 들어 기온이 올라갔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로 보이는데요. 기온의 극단을 나타내는 폭염과 열대야에서도 과거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를 기록함으로서 사람들이 더위에 대해 체감하던 것은 어느 정도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다만 습도까지 높은 수치를 나타내지는 않아 최근 여름이 유독 습한 기후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같은 기온 상승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거나 상승한 기온이 유지되고 최근 들어 낮아졌던 습도도 다시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은 늘 유의해야할 점이랍니다. 평소에 건강한 사람들도 방심하지 말고 날씨에 맞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고 폭염대비 행동요령을 잘 알아두면 좋겠죠? 이상 데이터 시각화 DAISY로 살펴본 ‘서울의 여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