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라는 상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행복이라는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자료로 개인의 행복 지수와 스트레스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데이터 자료는 ‘The Data Behind Happiness‘(플로틀리 블로그, 2016)를 원문 출처로 번역하되 일부 내용의 경우 직접 작성했습니다.
1. 데이터로 풀어보는 행복에 관한 3가지 궁금증
궁금증 1) 노력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이겠지만 어쩌면 개인의 노력과 그로 인한 행복은 별개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UC 리버사이드의 심리학 교수 소냐 류보머스키가 발표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The How of Happiness)‘ 책에 따르면 행복의 수준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류보머스키 교수는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서 인간의 유전자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선천적인 기준선을 스스로 정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인간이 느끼는 행복의 지수가 총 100%라면 그중에 50% 정도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나머지 40% 정도가 개인의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 나머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부분은 약 1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궁금증 2) 행복을 해치는 스트레스의 주요인은 무엇일까?
그럼 행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의 주원인을 알아볼까요? 토마스 홈스와 리차드 레어는 1967년 ‘사회 재적응 평정 척도(The Social Readjustment Rating Scale)’를 개발해 주요 생활 사건이 유발하는 스트레스의 양을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 지수는 개인이 지난 12개월 동안 경험한 각 사건의 스트레스 지수를 합산한 것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자가진단 할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총합이 150점 미만일 경우 삶의 변화가 적은 편이며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의 민감도가 낮습니다. 150점에서 300점 사이면 향후 2년 안에 건강이 크게 악화될 확률이 50%임을 뜻합니다. 300점 이상이면 건강이 크게 악화될 확률이 80%로 증가합니다.
이러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건의 상위 3가지를 꼽았을 때 ‘ 배우자의 죽음,’ ‘이혼,’ ‘배우자와 별거’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배우자와의 관계’ 요인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불행감을 느끼게 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사건이 스트레스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7위)’이나 ‘새로운 가족이 생길 때(14위)’ 같은 경우입니다.
궁금증 3)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으리으리한 집, 잘 나가는 스포츠카, 멋있는 이성친구를 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으레 누구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부럽다.”, “저 사람은 행복하겠지?” 라고 말이죠. 그런데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은 행복한 걸까요? 위 그래프는 연 가구소득과 삶의 만족도의 상호관계를 보여줍니다. 각 라인의 색깔은 나라별 소득에 따른 삶 만족도의 변화를 나타내는데, 이 라인의 형태를 볼 때 선형 로그(linear log)의 형태를 띠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소득이 높아질수록 행복 지표도 같이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베시 스티븐슨과 저스틴 울퍼스는 ‘주관적인 만족도와 소득의 관계(Subjective Well-Being and Income: Is There Any Evidence of Satiation?)‘라는 주제의 논문을 통해 소득 수준과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 흥미로운 주장의 근거는 바로 행복 지표가 소득이 연봉 7만5천달러에 이를 경우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멈춘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사람들은 근본적인 욕구(basic needs)가 어느정도 채워지면 높은 소득이라도 더 이상 행복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의 ‘전 세계 태도 설문조사(Pew Research Global Attitudes Survey)‘에 의하면 ‘오늘은 좋은 날인가요? (Is today a good day?)’라는 질문에 부유한 나라일수록 긍정적으로 대답한 사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est Fit’이라고 적혀있는 곡선은 1인당 GDP와 ‘오늘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각 국가별 데이터의 대표값을 나타낸 것(관계대수)입니다. 전반적으로 1인당 GDP가 높아질수록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초록색)와 라틴 아메리카(빨간색) 나라들은 ‘Best Fit’ 라인 위쪽에 위치해 소득 대비 높은 행복 수준을 보입니다. 아시아(파란색)는 곡선 라인과 유사한 형태로 분포돼 있는데, 이 가운데 일본과 한국의 행복도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입니다. 한편, 미국은 예외적으로 소득 수준이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자유의 나라 답군요.
다만, 앞서 살펴본 소득수준과 관련된 2가지 행복 지표를 확인한 결과 유의수준 밖의 어느정도의 상호관계는 있지만, 절대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2. 한국인이 꼽은 행복의 주요 요인은?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과 관련된 데이터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생활은 어떠한가(How’s Life in Korea in 2016)‘라는 데이터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지표는 글로벌 회원국과 비교해 한국인들이 비교적 행복하다고 느끼는 요소입니다. 위 파이그래프를 살펴볼까요? 이 그래프는 한국의 심리적 웰빙에 따른 11가지 항목 지표를 OECD 회원국 순위와 비교해 막대의 길이로 표현한 것입니다. 막대의 길이가 길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권에 위치한 것이며 막대의 길이가 짧으면 하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인 항목은 ‘교육(연두색)’과 ‘시민 참여(노랑색)’입니다. 반면, 낮은 수준을 보인 항목은 ‘주관적 삶 만족도(주황색),’ ‘안전(회색),’ ‘소득과 부(하늘색),’ ‘일과 삶의 균형(갈색),’ ‘사회적 유대감(분홍색)’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10점 만점 중 5.8점 정도로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이는 OECD 평균(6.5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무엇일까요? 위 막대 그래프는 앞서 색깔별로 구분되었던 카테고리 중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의 순위를 보여줍니다. 한국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의 만족도’라고 응답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안전,’ ‘교육’ 순으로 이어집니다. 앞서 파이그래프에서 살펴본 데이터 중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행복 요인을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요인에 대한 심리적 웰빙 수준, 혹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단, ‘교육’은 예외적으로 OECD 회원국 중 높은 순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 OECD Better Life Index 를 방문하면 국가별 행복 지표를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몇 년간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 2004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행복의 유전적 영향, 스트레스, 소득, 근로시간, 자살률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행복’과 관련한 요인들을 데이터로 알아봤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행복에는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By 브랜드팀 김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