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몰라도 내 데이터는 관리해야 하는 시대,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마이데이터란 무엇일까요?
약관의 ‘개인정보 제 3자 제공 동의’를 꼼꼼히 읽는 편이신가요? 저는 무심코 눌렀다가 회의 중 스팸 전화가 울려 난감했던 적이 많습니다. 고객님이 동의해 주셔서 전화했다는 상담사의 말에 아차 싶다가도, 어떤 사이트 때문인지 찾아보기도 귀찮아 덮어두고 마는데요.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스트레스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데이터’ 플랫폼에서 각 사이트에 분산된 내 정보를 한눈에 보고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관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가 말 그대로 하면 개인정보인데, 이제야 화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이제야 드디어 개인정보의 소유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이데이터는 고객 데이터가 주체인 개인에게 있다는 내용을 강조한 개념입니다. 이전에는 개인정보의 소유권은 그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의 것이라는 묵시적 통념이 있었습니다. 이에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은행이나 카드사, 통신사 등이 각각 데이터와 그 활용가치를 독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가 개인에게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논의 끝에 올해 드디어 개인정보가 그 주체인 개인의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데이터3법 개정안이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고객 데이터라는 자원을 개인이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그 결실을 공유한다는 ‘정보 주권’ 개념이 법제화되어 ‘마이데이터’는 새로운 산업이 열린 것입니다.
마이데이터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개인정보를 한눈에 통합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각 기업에 분산되어 있던 데이터를 정부 주도의 사이트에 모아 정보주체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개인은 개인정보의 공개 여부와 동의 여부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 본인 데이터 기반의 금융, 의료상품 등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해당 플랫폼을 통해 기업은 익명화된 개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다른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를 확보해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연내 60개 정도 기업이 선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각종 은행, 핀테크 기업 등이 선두 사업자가 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종 데이터 결합을 통한 다양한 신규 상품과 서비스도 생겨날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을 통해 마이데이터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 신용평가 기반 부동산 가치 측정’, ‘교통데이터 활용 안전 루트 측정’ 등 참신한 사업 아이템이 발굴되고 시민에게 일부 검증을 거쳤습니다.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더 많은 데이터가 통합되고 개방됨에 따라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 또는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마이데이터, 아직은 반쪽만 내 것 같은데요?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변화가 아직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 대부분이 거대 금융사와 포털사, 고성장 핀테크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데이터를 가지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해온 지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더 참신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마이데이터에 관한 논의가 산업 성장과 기업의 이윤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도 생각해볼만한 지점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상품을 제공받는 것이 과연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는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 상품 약관은 여전히 복잡한데, 이미 계산에 능한 기업만 더 많은 소비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오히려 시장의 투명성을 해칠 수도 있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추천 상품이 실제 자신에게 맞는 것임을 개인이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해결하기 위해 호주에서는 개인정보 외 각 기업의 상품정보 API도 필수로 공유하도록 법제화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참고하여 세부 정책 시행 시 소비자가 자신이 제공한 정보에 상응하는 가치를 가진 상품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안전망을 확보해야 합니다. ‘데이터’나 ‘Tech’기술에 능하지 않은 소비자는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는 것, 나아가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활발하게 생산하지 않는 계층인 어린이와 노년층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전반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마이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이렇듯 소비자의 데이터 주권이 보장되었지만, 데이터 기술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가 상이한 상황입니다. 데이터를 잘 모르는 고객이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면 데이터 시각화가 필수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차트나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하면 데이터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도 손쉽게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뱅크샐러드와 신한은행은 고객 데이터와 상품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해 고객에 제공, 맞춤화된 상품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높여 매출 증대까지 이끌어냈던 사례가 있습니다.
뱅크샐러드 앱은 고객의 소비 행태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한 개인화된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의료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 개인에 가장 적합한 보험 서비스를 제안합니다. 고객이 데이터를 몰라도 별도의 정리 없이 스스로의 소비습관을 돌아보고 필요한 상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신한은행 보통사람 보고서는 익명화된 고객 통계를 활용, 연령대, 직업별 소비행태를 보고서 형식으로 발간해 고객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각화와 인포그래픽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금융 상품을 고르는 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마이데이터 시대, 시각화를 통한 데이터 활용이 필수입니다.
이렇듯 마이데이터에 시각화를 적절히 활용해 데이터 기술에 대한 이해 걱정 없이 고객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플랫폼 내 시각화 페이지 구현 시 위의 사례를 참고해 정교화된 상품정보 페이지, 개인화 페이지 마련에 신경써야 할 것입니다. 마이데이터 선정 기업 역시 각각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소통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는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이해 격차를 좁혀야 합니다. 나아가 각 개인도 데이터 이해 역량을 높인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마이데이터 시대의 첫 단추가 꿰어진 지금이 바로 구성원 모두가 데이터 활용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때입니다. 진정한 데이터 주체성이 실현되는 활기찬 ‘마이데이터’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효과적인 마이데이터 시각화 방안이 궁금하다면, 언제라도 저희 뉴스젤리에 문의해주세요.
참고 자료
- 자본시장연구원 2019, 국내외 마이데이터 도입 현황 및 시사점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나를 위한 ‘마이데이터’. 어디서 어떻게 쓰이나
- 뉴스핌 ‘네이버發 금융권 지각변동?…중심에 ‘마이데이터’가 있다’
- “마이데이터 사업권 따낸다” 은행권, 시장 선점 사활
By. 브랜드마케팅팀 김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