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시각화로 알아보는 쓰레기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 3가지
여러분은 평소에 쓰레기를 어떻게 버리고 계신가요? ‘재활용품은 분리배출, 일반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이제는 너무 익숙한 일상이 되었죠.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별다른 구분 없이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고, 소각하거나 매립했었습니다.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은 환경오염과 위생 보건 문제로 이어졌는데요. 이 흐름을 바꾼 제도가 바로 ‘쓰레기 종량제’입니다. 쓰레기 종량제는 1995년 1월 1일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환경 정책입니다. 지난 30년간 쓰레기 종량제와 함께 재활용 분리배출 강화 등 다양한 환경 정책으로 1인당 연간 쓰레기 발생량이 778kg에서 350kg으로 줄어드는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쓰레기 종량제 시행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쓰레기 배출과 처리가 기록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환경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입니다. 쓰레기가 어떻게 배출되고,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쓰레기에 대한 모든 흐름이 숫자와 데이터로 담겨있는데요. 오늘은 이 방대한 데이터에서 발견한 뜻밖의 인사이트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몰랐던 흥미로운 쓰레기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요?
1. 전국에서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바로 여기!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발생하는 쓰레기가 얼마나 될지 상상해 보셨나요? 무려 1억 8천만 톤인데요. 이 어마어마한 양은 무려, 5톤 트럭 2,250만 대를 채울 수 있는 양인데요. 이 트럭을 한 줄로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400km 거리)을 56번이나 왕복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쓰레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들은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크게 4가지 종류로 분류됩니다.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 공장과 사업장에서 꾸준히 배출되는 포장재, 생산 공정 부산물 등의 배출 시설계 폐기물, 건축이나 철거, 토목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콘크리트, 폐목재 같은 건설 폐기물, 의료 폐기물이나 유해 화학 물질처럼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거나 우려가 있어 특별 관리가 필요한 지정 폐기물인데요.
그렇다면, 이 중 어떤 종류의 쓰레기가 가장 많을까요? 아래 차트는 2023년 전국 폐기물 발생량을 종류에 따라 분류한 파이 차트입니다. 비율로 보면 노란색 영역인 배출시설계 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이 각각 47.26%, 36.53%로 전체의 ⅔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생활계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의 12.72%인데요. 배출 시설계 폐기물과 건설폐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지만, 그 양은 무려 2,242만 톤에 달합니다.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이죠? 이 많은 생활폐기물을 시/도별로 나눠 보면 어떨까요?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의 데이터를 활용해 시/도별로 생활 폐기물의 연간 발생량과 1일 1인 배출량을 콤보 차트로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콤보 차트는 막대 차트와 선 그래프를 하나로 합친 형태로, 두 개의 데이터를 하나의 차트로 표현해서 비교할 때 사용하는데요. 위 차트에서는 주황색 막대차트는 왼쪽을 축으로 생활 폐기물 발생량을, 파란색 라인 차트는 오른쪽을 축으로 1일 1인당 생활 폐기물 배출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막대 차트를 보면 전국에서 연간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은 경기도, 서울시, 경상남도, 경상북도, 부산시 순서네요. 역시 인구가 많은 대도시인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배출량이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선을 바꾸어 1인당 배출량을 보면 어떨까요? 파란색 라인 차트는 전체 배출된 쓰레기양을 인구수로 나누어 1명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생활 폐기물 배출량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제주도가 1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려 하루 1.7kg! 반면, 전체 배출량이 높았던 경기도와 서울시는 인당 배출량이 0.8 kg 정도입니다. 전체 생활폐기물 배출량으로는 15위였던 제주도가 1인당 가장 많은 생활 폐기물을 배출한다니, 놀라운 반전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주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죠. 거주 인구보다 연간 방문하는 관광객이 배출하는 쓰레기로 인해 인구 대비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게 집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광지에서의 즐거운 하루가 차트를 통해 보니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네요.
2. 폐기물 처리 노동자 1명이 1년에 처리하는 쓰레기는 000톤?!
한 해 동안 발생하는 폐기물 양은 무려 1억 8천만 톤. 이 많은 쓰레기, 도대체 누가 다 치울까요? 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폐기물관리법’에서는 폐기물 처리업을 수집 운반업, 재활용업, 처분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폐기물 처리 현황 보고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기물 처리 업체 수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위 차트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폐기물 처리업체 수의 변화를 보여주는 라인 차트입니다. 라인의 형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2018년 14,754개소였던 처리업체가 2023년에는 17,893개소로 5년 만에 3,100여 곳이 늘어났습니다. 약 20%가 증가한 수치인데요. ‘쓰레기 처리’라는 보이지 않는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을 비롯해 수거 차량 운용을 위한 인력, 재활용 쓰레기 분류를 위한 인력 등 자가 처리업체, 민간 위탁처리업체에 소속되어 일하는 수많은 ‘폐기물 처리 노동자’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지난 5년간 현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 수와 처리 방법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위 시각화 자료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폐기물 처리 노동자 수와 차량, 손수레, 중장비 등 폐기물 처리 장비의 수 변화를 나타낸 콤보 차트입니다. 주황색 막대 차트는 왼쪽 축을 기준으로 폐기물 처리 노동자 수를, 3개의 라인 차트는 오른쪽 축을 기준으로 각각 차량, 손수레, 중장비 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노동자 수를 나타내는 주황색 막대는 2018년 34,778명에서 2023년 41,059명으로 6,281명이 증가했습니다. 라인을 보면 가장 위에 위치한 하늘색 라인인 차량 수가 증가하고 있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중장비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파란색인 손수레는 줄어들었는데요. 폐기물 수거 방식도 기술과 효율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앞서 ‘폐기물 처리 업체 수’ 차트에서 확인한 해마다 폐기물 처리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정보와 함께 위 차트를 보면 업체가 증가하면서 업체에 소속된 폐기물 처리 노동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2,242만 톤이라는 엄청난 생활폐기물 양에 비해 4만 명의 노동자 수가 매우 적게 느껴졌는데요. 1명의 폐기물 처리 노동자는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을까요?
전국에서 발생하는 연간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폐기물 처리 노동자 수로 나누면 한 명이 1년에 처리해야 하는 양은 416톤입니다.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폐기물 처리 노동자 1명이 약 35톤을 처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양 대형 드럼 100kg 세탁기 350대, 500ml 생수병으로는 무려 7만 개 정도의 무게인데요! 한 사람이 하루에 생수병 2,300개에 해당하는 쓰레기를 옮기고, 분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3. 우리나라 쓰레기 재활용률은 00%?!
매일 수거되는 수많은 폐기물은 얼마나 깨끗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을까요? 생활 폐기물은 수집, 운반 과정을 거친 뒤, 폐기물이 가진 특성에 따라 크게 4가지 방법으로 분류되고, 처리방식이 결정되는데요.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재활용’으로, 재활용할 수 없는 것 중에 가연성으로 불에 타는 것은 ‘소각’으로, 재활용할 수 없는 것 중에 불에 타지 않는 성질의 폐기물은 ‘매립’으로 분류됩니다. 이 외에 화학적, 생물학적 처리가 필요한 것들은 기타로 분류되는데요. 여러분은 이 네 가지 처리방식 중에 어떤 것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지 감이 오시나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폐기물 처리 방식별 비율 변화를 보여주는 100% 누적 막대 차트를 함께 보며 그 답을 찾아가 보려 합니다. 100% 누적 막대 차트는 막대 하나가 전체 데이터 100%를 의미하는데요. 막대를 변수의 항목 데이터 크기에 따라 조각을 나누어, 조각별 크기를 기준으로 비중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트를 자세히 볼까요?
X축에는 연도가, Y축에는 각 처리 방식별 비율이 표시되어 있는데요. 어떤 항목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나요? 바로, 재활용입니다! 2018년부터 차트에서 매년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소각, 매립, 기타 방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매년 1억 5천만 톤 정도가 재활용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나머지 소각, 매립, 기타 비중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주황색으로 표현된 매립의 수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띄는데요! 2018년 7.8%에서 2023년 5.0%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으로 따지면 무려 380만 톤 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폐기물의 8~90% 이상이 매립의 방식으로 처리되었는데요. 매립지 포화 우려와 강력한 환경 정책 그리고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소각열로 전기나 열 생산, 시멘트 원료로 활용하는 방식)를 통해 유의미한 비율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편, 파란색 영역인 ‘기타’ 방식도 2018년 엄청 적은 수치에서 2023년 3.4%까지 크게 증가했는데요. 2019년 폐기물관리법 및 관련 규정이 개정으로 기존에는 측정되지 않던 고형화 처리, 해양 배출 등이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눈에 띄지 않지만, 공중위생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기에 5년마다 정책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상보다 재활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굉장히 놀라웠는데요! 세계에서 한국의 재활용률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걸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위 차트는 2022년 OECD 국가의 재활용률을 나타낸 가로 막대 차트입니다. 가운데 노란 선은 OECD 국가들의 평균 재활용률로 약 42% 정도입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OECD 보고서에 포함된 총 29개국 중 17개국이 평균 이상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59.8%로 4위에 올랐는데요! 한국보다 높은 재활용률을 보인 국가는 독일,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가 있네요. 독일의 재활용률은 무려 69.2%로 배출되는 생활 폐기물의 ⅔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차트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나라인 코스타리카, 칠레는 각각 7.52%, 0.83%로 10% 미만의 낮은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재활용, 순환 경제 정책이 자리 잡았지만 코스타리카, 칠레 등 라틴아메리카는 주로 매립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고 재활용 관련 정책이 아직 정착화되지 못한 것이 요인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비율 순위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각국의 정책, 자원 순환 문화 등의 차이가 깊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오늘 함께 읽은 이 콘텐츠는 환경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에 담긴 방대한 데이터를 시각화 차트로 풀어내고 해석하며 새로운 인사이트들을 발견해 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하나의 통계를 따라가며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수집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그리고 정책의 변화가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녹아드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상보다 높은 재활용률이 놀라웠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가 OECD에서 손에 꼽힐 만큼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차트를 통해서 보니 더 체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풀어야 하는 숙제는 ‘재활용률이 높다고 해서 환경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높은 재활용률과 더불어 플라스틱을 많이 배출하는 상위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오늘 콘텐츠는 단순한 수치 비교를 넘어 각 나라가 처한 사회적, 환경적 맥락을 함께 들여다보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데이터를 단순히 숫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탐구로 이어지는 것이 ‘데이터 스토리텔링의 힘’ 아닐까요? 오늘 읽은 콘텐츠가 여러분에게도 ‘숫자 너머의 질문’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참고 자료>
- 환경통계정보, 2023,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생활,사업장일반), 환경부
- 폐기물실적보고, 2023, 생활폐기물 반입처리실적, 환경부
- 환경통계포털, 쓰레기 종량제 현황, 환경부
- 전채은, “한국 폐기물 매립 비율 25년 만에 10%대로 ‘뚝’… EU 평균보다 낮아’, 동아일보, 2025-05-13
- ‘다시 돌아보는 쓰레기 종량제 시행 30년’, 에코저널, 2025-02-12
- 생활폐기물 정보관리포털, 폐기물 분류 및 정의, 한국환경공단
- OECD Data Explorer, Wast- Municipal waste : generation and treatment, OECD
- 윤영무, ‘플라스틱 중독’에 빠지는 한국, OECD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1위’, M이코노미뉴스, 2024-07-08
Editor. 기획팀 진젤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