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통해 생생하게 마주하는 기후 위기의 민낯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함께 #이비의이름은장마가아니라기후위기 캠페인이 한참 화제였습니다. 기상 이변이 예외가 아니라 앞으로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되었다는 지적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이어졌습니다. 다행이 그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은 모양입니다.
겪어본 적 없는 기후 ‘위기’이니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황만으로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합니다. 기후위기를 다룬 국내외의 데이터 시각화 사례를 한 자리에 모아 봤습니다. 지난 계절 피부로도 느꼈던 기후 위기를 아래의 시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친구들에게 공유해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을 확산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기후위기 ‘비상사태’…위험하고 긴급하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첫 번째 시각화로 한겨레의 8월 11일자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사는 극도로 예외적인 기상 이변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갈 경우 큰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이미 1.5도를 올릴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 자연에서는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대로라면 우리는 기후 위기를 속수무책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는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힘을 얻고 있기도 합니다.
기사 후반부의 가파른 라인 차트 시각화에서 높아지는 지구의 온도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빨강과 파랑, 두 줄이지만 숫자 0과 1.5(또는 3)사이에는 수많은 종들의 멸종이 있습니다. 저 숫자를 넘어가면 인간도 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더 이상 허무맹랑한 위기론이 아닙니다.
Climate Risks: 1.5 vs. 2.0 degrees
두 번째로는 세계자연기금(WWF:World Wildlife Fund)의 사례입니다. 세계자연기금은 생물 다양성 및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여러 연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자연 및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기후변화와 저탄소 경제에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위의 인포그래픽은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서 발간한 최근 ‘지구온난화 1.5°C 특별보고서 (Global Warming of 1.5°C Special Report)’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5°C의 상승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맞이해야 할 최선안입니다. 이미 그 만큼의 온실가스를 배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구의 온도가 최소한 2.0°C를 넘지는 않도록 배출 규모를 관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2010년의 1/2 미만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해결되는 상태인 Net zero를 달성해야 합니다. 인류에게 연료 투입은 줄이면서 기술 발전을 이루는 일견 모순된 과제가 부여된 것입니다.
NASA : Global climate change
기상 이변에 깊은 관심을 가진 분이시면, 미국 항공 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에) 서 제공하는 기상 시각화 페이지를 직접 탐색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나사는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데이터와 생생한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와 관련한 뼈아픈 현실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NASA는 라인 시각화를 통해 기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로 축은 연도를 의미합니다. 무려 10만 년 간격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각화를 통해 지구의 이산화탄소 총량이 일정한 패턴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 일곱 번의 상승과 하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950년까지의 패턴은 이에 따릅니다. 그러나 그 이후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그러니까 50년동안, 선은 직선에 가깝게 치솟습니다. 80만 년 동안 본 적 없는 너무나도 이상한 패턴입니다.
급격한 상승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생물 종의 멸종, 바다의 산성화, 기상 이변 등 끔찍한 미래를 나사는 예측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는 건 다가올 재앙을 버텨내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위기를 예상 가능한 범위 내로 통제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ShowYourStripes
마지막으로 보여 드릴 이미지인 이 글의 표지로 쓰인 시각화인 #ShowYourStripes입니다. 막대와 색상만으로 온도의 변화를 나타낸 이 프로젝트는 일견 아름다운 예술로 보이지만, 사실은 위에 다루었던 여러 위기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위는 1901년부터 2019년까지 대한민국의 평균 기온을 시각화한 결과입니다. 우리 나라가 최근 20년간 급격히 뜨거워졌음을 관습적인 붉은 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채도가 진할 수록 그 강도가 강했음을 의미합니다. 아마 내년에 더해질 2020년은 다소 푸를 것입니다. 올 여름은 더워 볼 새도 없이 빗물에 씻겨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년도는, 예측이 가능할까요? 말 그대로 “예상 밖의 날씨”가 이어질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오늘은 “기후 위기”와 관련한 데이터 시각화를 모아 보았습니다.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게 시각화의 장점인데, 한눈에 인류의 어두운 민낯과 미래를 본 것만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이상 자연과 기후는 저 멀리 환경운동가들만의 화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확인해 본 기후 위기의 실상은 올 여름 날씨만큼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오늘은 데이터 시각화 이야기보다 기후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널리 알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위기의식이 널리 확산하여 탄소 절약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탄소배출 그래프가 우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by. 뉴스젤리 브랜드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