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에서 발행한 기사 전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업체인 가트너는 지난 2019년 발표한 ‘2020년 10대 전략기술 트렌드’ 보고서에서 ‘전문성의 민주화’를 언급한 바 있다. 전문성의 민주화는 일반인이나 비전문가들이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전문 분야에 접근 가능하도록 하는 걸 뜻한다. 예를 들어 앱 개발을 하려면 전문적인 코딩 능력이 필요하지만, 코딩을 잘 몰라도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전문 개발자가 아니라도 앱 개발이 가능해졌다.
비슷하게 전문성의 민주화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데이터 분석이다. 가트너도 전문성의 민주화가 적용될 대표적인 분야로 데이터 분석을 꼽았다. 이른바 ‘데이터 민주화’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쌓여가는 데이터가 늘었고, 분석 방법도 고도화됐다. 데이터를 잘만 다루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관점과 지식에서 현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으로 의사 결정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에는 수학적, 통계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은 반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데이터 분석을 도와주는 자동화된 도구나 시각화 솔루션이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igence, 이하 BI)라고 불리는 솔루션들이다. 해외 BI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BI’나 ‘태블로(Tabeleau)’가 대표적이다. 국내 솔루션 중에서는 뉴스젤리의 ‘데이지(Daisy)’가 있다.
이러한 BI들은 기업 내 구성원 누구라도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데이터 중심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 조직 구성원 중 극소수만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다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데이터 시각화다.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를 여러 유형의 차트, 그래프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원하는 정보만 골라볼 수 있게 하는 필터 기능이나 특정 영역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하이라이팅 등 상호작용 요소가 더해진다. 열과 행, 글자와 숫자로만 이뤄진 표로는 알기 힘든 변화 추세나 관계성 등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누구나 알기 쉽게 보여준다면 조직 구성원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 민주화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데이터 시각화 전문 기업 뉴스젤리가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데이터 민주화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젤리는 데이터 활용 교육, 컨설팅, 맞춤형 시각화 대시보드 구축 등을 통해 기업 내 데이터 활용을 돕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현대로템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은 뉴스젤리가 구축한 맞춤형 시각화 대시보드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 시각화가 효과적인 또 다른 분야가 바로 정부나 공공기관의 대민용 정보 공개 창구다. 행정의 투명화를 위해 혹은 국민 알 권리를 위해 이러한 기관들이 공개하고 있는 정보는 많지만 일반 시민이 그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한 대민용 서비스를 개발해 공개하는 추세다. 뉴스젤리는 이러한 대민용 서비스 기획과 구축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의 공익광고 데이터 광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발협력 오픈 데이터 포털, 한국개발연구원(KDI) 코로나19 변화 한눈에 통계 서비스 등이다. 특히 KDI 코로나19 변화 한눈에 통계 서비스의 경우 소비, 노동, 금융, 경기, 생활, 문화, 교통, 교육 등 8개 분야에 걸친 여러 통계 데이터를 집대성한 서비스다. 각 데이터에 맞는 유형의 차트로 시각화한 것은 물론 원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 거리두기 단계 등을 겹쳐볼 수 있게 해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가 경쟁력인 시대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오는 2022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시장이 2,600억 달러(약 30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만큼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커졌고, 앞으로도 커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문적인 데이터 과학자와 함께 ‘시민 데이터 과학자’ 양성이 필요한 이유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는 가트너가 제시한 개념으로 데이터 분석 전문가는 아니지만 각자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며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가 활동하기 위해선 시각화 대시보드처럼 고도화된 지식 없이도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기업과 기관 내 시각화 대시보드 수요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기사 |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