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수상작,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
지난 콘텐츠에서 2021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수상작, ‘소멸의 땅, 지방은 어떻게 사라지나’를 리뷰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또 하나의 데이터 시각화 수상작,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작품을 톺아보는 이유는 수상작이기도 하지만, 가설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에요. 영·호남 등 지역적 기반이나 출신 고교, 대학 등을 기준으로 나누던 정부 인사들의 인맥을 데이터로 분석하여 시각화한 점도 의미가 있었고요.
지금부터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의 구성과 사용한 시각화 유형 등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콘텐츠의 몰입도를 높이는 법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제작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는 문재인 정부에 진출한 학자 출신 공직자와 그들의 활동을 주제로 한 콘텐츠입니다.
챕터를 나누어 각각의 인사이트를 서술하고 있으며 스크롤링을 통해 전체 스토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첫 번째 챕터에서 인물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두 번째 챕터에서 이들이 어떤 연구를 했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다음, 세 번째 챕터에서 그들의 성과와 발언 등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를 평가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트로에 나타나는 텍스트는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인사권자와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 등이 비슷하거나 학연⋅지연 등으로 맺어진 인물을 공직에 임명하는 코드 인사(낙하산 인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스크롤링하면 바로 사진이 이어지는 인터랙티브한 요소가 눈에 띄는데요, 이는 독자의 이목을 끌어 몰입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텍스트와 이미지 역시 몰입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활용하면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콘텐츠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데이터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몰입도를 높일 수도 있고요.
어떤 유형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했을까?
첫 화면의 텍스트와 이어지는 이미지는 ‘Inclusive Korea 2021’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스크롤링에 따라 컬러 라인이 나타나는데 어디에서 일했는지, 졸업한 학교와 과는 무엇인지 등에 따라 다른 컬러로 표시합니다. 중복되는 인물은 컬러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이들의 과거 논문⋅보고서와 책의 공저자를 선으로 연결하면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집니다. 해당 사진에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인물은 청와대, 서울대 경제학과, 학현 학파, 후보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입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인물들을 통해 확인한 네트워크가 문재인 정부 전반에 얼마나 실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 대상을 넓히고 크롤링을 통해 해당 인물들의 저술 활동과 전체 논문⋅저술 공저자 목록을 수집하여 연관된 저술 2,217개와 공저자 4,101명의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20명 남짓이 모인 사진에서 시작해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관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차트
이 콘텐츠에는 상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인물(데이터) 간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사용한 시각화 유형이 바로 네트워크 차트입니다.
이들의 성향이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보기 위해 과거 논문⋅보고서⋅책의 공저자를 선으로 연결했습니다. 연결고리가 많을수록 두 사람을 잇는 가중치가 높아지고 가중치가 높을수록 선도 두꺼워집니다. 연결망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중치가 2 미만 이거나 5명 이하의 독립적인 무리를 형성하는 경우 등을 배제하고 154명의 네트워크를 시각화하였습니다.
네트워크 시각화에 범례가 없어 사용한 컬러가 어떤 의미인지 한참 고민했는데요, 콘텐츠를 천천히 뜯어보니 초반에서 본 사진의 컬러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란색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빨간색은 서울대, 민트색은 학현학파, 연두색은 청와대, 자주색은 서울대 경제학과, 하늘색은 문재인 대선 캠프를 나타냅니다. 컬러 범례가 있었다면 맨 처음으로 돌아가 확인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네트워크 차트가 의미하는 것
네트워크 차트는 어떤 인사이트를 담고 있을까요? 네트워크상의 점들이 뭉쳐 있으면 밀접한 관계라는 의미입니다. 이 차트의 클러스터링 계수는 0.66인데요, 이는 데이터에 포함된 154명 중 아무나 선택해도 친분이 있을 확률이 66%라는 뜻입니다.
원의 크기는 해당 인물의 중요도를 나타냅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나타내는 원이 큰 것으로 보아 두 인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을 거쳐야 형성되는 네트워크가 많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이와 더불어 네트워크 차트의 중심성 척도는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각 인물에 얼마나 많은 인물이 연결됐는지 단순 횟수로 세는 연결 중심성, 모든 인물에서 특정 인물에 접근하기까지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평균을 내는 근접 중심성, 집단 간 연결고리 역할을 얼마나 하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매개 중심성, 중요한 인물과 얼마나 많이 연결되었는가를 보는 고유벡터 중심성, 각 노드의 영향력을 다른 노드로 전파할 때 모든 연결 횟수로 나누는 페이지랭크를 바탕으로 중심인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유형 시각화를 살펴보면 역시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이 모든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요, 초반의 사진에서 보았던 네트워크 시각화나 154명의 인물로 그린 네트워크 차트에서 본 것처럼 홍 원장은 다른 인물들과 연결된 단순 횟수가 가장 많으며, 연결이 많은 다른 유력 인사들과도 가장 많이 이어져 있습니다.
공직자들의 네트워크 다이어그램을 통해 상위권에 해당하는 이들은 주로 경제, 노동, 사회 분야에 포진되어 있으며 ‘서울대 경제학과’, ‘문재인 대선 캠프 참여’, ‘왕성한 저술 활동’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터랙티브 요소
두 번째 챕터는 인터랙티브 요소가 없고 텍스트와 라인차트만으로 콘텐츠를 구성하였습니다. 왜 인터랙티브 요소가 제외되었을까요?
사용자가 직접 탐색하는 인터랙티브 차트는 몰입을 높일 수 있지만 모든 차트에 참여 해야 한다면 피로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에 힘을 실었으니, 이 페이지에서는 직관적인 차트를 통해 데이터의 의미를 전달하여 완급조절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반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터랙티브 요소도 있었는데요! 이들의 네트워크가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이야기하는 마지막 챕터에 삽입된 시각화입니다.
실루엣을 클릭하면 베일이 벗겨지고 발언한 사람의 사진과 이름이 나타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공직에 참여하기 전과 후 달라진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발언을 먼저 읽고 발언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니 더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관심을 높이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요소의 장점을 적절하게 활용한 시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는 스토리에 근거와 설득력을 더하는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스토리텔링이 잘 나타나는 콘텐츠입니다.
정부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의 사진에 포함된 인물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후 전⋅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 26곳의 국책연구기관장 등 총 70명까지 범위를 넓혀 분석하는 것처럼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장해나가는 스토리라인이 인상적이죠. 흔히 ‘같은 지역 출신인 A와 B는 지연으로 얽혀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이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스토리로 풀어낸 점이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스토리텔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데이터 시각화인데요, 데이터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인터랙티브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쉽게 데이터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상 리뷰를 마치며
지금까지 2편에 걸쳐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에서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상을 수상한 두 가지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몰입을 높이기 위한 인트로가 존재하고, 챕터를 나누어 각각의 인사이트를 서술하고 있으며 스크롤링을 통해 전체 스토리를 인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똑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냅니다. 이 스토리텔링에 근거와 설득력을 높이는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면 더욱 효과적이겠죠!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관심을 유발하는 인터랙티브 시각화까지 더해진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여러분도 스토리에 데이터를 담아, 적절한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하여 상대를 설득해보세요. 인터랙티브 요소를 더할 수 있다면 몰입을 높여 더욱 효과적일 거예요!
Editor. 브랜드팀 귤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