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음주 운전 사고가 발생할까요?
지난 7월 22일, 현직 경찰관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법과 가장 가까이 있는 경찰도 음주 운전을 저지르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인터넷에 ‘음주 운전 사고’를 검색해 보면, 매일 한 건 이상의 음주 운전 교통사고 관련 기사가 올라옵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앞서 언급했던 현직 경찰관의 음주 운전 사례부터 연예인, 국회의원까지 나이와 직업을 불문하고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음주 운전 사고에는 특별한 공통점이 없는 듯합니다. 남녀노소, 거주 지역에 상관 없이 발생하는 범죄인 것 같고요! 정말 음주 운전 사고는 특정 패턴이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걸까요?
오늘은 음주 운전 사고 패턴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도한 데이터 시각화 결과를 공유해 보려고 해요. 통계청,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의 다양한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음주 운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서 우리나라의 음주 운전 실태를 3가지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음주 운전 사고 건수
2022년 기준 전국의 교통사고 약 19만 6천 건 중 음주 운전 사고는 약 1만 5천 건으로, 약 7.6%를 차지합니다. 하루 평균 전국에서 41건의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셈이죠! 그렇다면 작년보다 더 오래전에는 음주 운전 사고가 얼마나 발생했고, 그 추이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음주 운전 사고 건수의 변화 추세를 알아보겠습니다.
a. 연도별 음주 운전 사고 발생 건수 점유율
음주 운전 사고 발생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2000년부터 2022년까지의 총 교통사고 건수와 총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데이터를 활용했는데요! 전체 교통사고 중 음주 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라인 차트로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2000년대 초에 비해서는 점차 음주 운전 사고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인데요. 라인의 흐름을 보면 이외에도 특정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6년을 기점으로 하락하던 음주 운전 사고 비율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선언되었던 2020년 상승했다가 2021년 하락하고, 엔데믹을 맞이한 2022년에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어요. 코로나19가 심했던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밖에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줄어 음주 운전 사고 비율도 줄어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가장 혼란스러웠던 2020년에 음주 운전 사고 비율이 증가한 것이 의아했는데요! 월별로 더 자세한 음주 운전 사고 건수를 살펴보겠습니다.
b. 월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통계청의 2018-2022 음주 정도별 월별 교통사고 건수 데이터를 이용해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월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를 시각화한 결과, 위와 같은 추이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음주 운전 사고 건수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2020년을 시작으로 코로나의 영향을 고려하여 차트를 해석할 수 있었어요.
앞서 확인한 것과 같이 2020년은 팬데믹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위 라인 차트를 보면 2020년 중에서도 7월에 특히 음주 운전 사고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2020년 7월은 ‘사회적 거리 두기’ 제도가 정식으로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는데요! 갑작스러운 거리 두기 변화에 아직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한 탓에 예상과는 달리 음주 운전 사고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8월, 9월이 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2단계,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차츰 음주 운전 사고 건수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여요.
2022년 2월에는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2,558건으로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다시 한번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었는데요! 2021년보다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소식에 외출을 자제한 것으로 보여요. 자연스럽게 외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줄어 음주 운전 사고 건수도 감소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2022년 12월은 기쁘면서도 안타까운 달이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연말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음주 운전 사고 건수도 매우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2년 12월의 음주 운전 사고 건수는 총 4,118건으로 최저 건수를 기록했던 2월과는 약 1.5배의 차이를 보였어요.
c. 요일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이번에는 요일, 시간대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추이 또한 살펴보겠습니다. 요일과 시간대도 코로나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요?
도로교통공단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간의 요일별 평균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데이터를 보면, 토, 일, 금, 목, 수, 화, 월요일 순으로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했는데요! 주말에 가장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주 초에 가까워질수록 사고 건수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연도에만 주말에 음주 운전 사고가 집중되어 평균치가 편향된 것일 수 있으니, 연도별 데이터도 시각화해 볼까요?
위 시각화는 도로교통공단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요일별 음주 운전 사고 발생 건수 데이터를 표현한 라인 차트입니다. x축은 연도, y축은 음주 운전 사고 건수, 그리고 각 라인은 요일을 의미해요. 시각화 차트의 보라색 선을 확인해 보면 2004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보라색 선은 토요일로, 지난 2005년부터 16년간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요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일요일은 두 번째로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요일이었는데요. 2020년에는 금요일의 음주 운전 사고 건수가 갑자기 증가하여 일요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일별 평균 음주 운전 사고 건수로 보나, 연도별x요일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로 보나 주말에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d. 시간대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시간대로 보면 어떨까요? 도로교통공단의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시간대별 평균 음주 운전 사고 건수를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이 데이터는 2시간 단위로 평균 음주 운전 사고 건수를 집계해 제공하는데요.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가장 많은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 ‘저녁 8시에서 밤 10시 사이’가 뒤를 이었어요. 아무래도 저녁부터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패턴은 연도와 상관 없이 매년 동일하게 발생하는 패턴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x축은 연도, y축은 음주 운전 사고 건수인 라인 차트를 그려 보았습니다. 각 라인은 시간대를 나타내는데요! 대부분의 시간대에서 일정한 순위를 보였지만, 2020년에는 ‘밤 8시에서 12시’를 의미하는 빨간 선이 급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까지는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남색 선)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였으나 2020년에는 ‘밤 8시에서 12시 사이’(빨간 선)가 이를 추월한 것인데요! 코로나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사람들의 귀가 시간이 일러지면서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2.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음주 운전 사고는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번에는 지역별로 음주 운전 건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예상하기에는 서울이 가장 혼잡하고 인구수가 많은 지역이니,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데요! 2022년 시도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데이터를 통해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어디인지 알아보겠습니다.
a. 시도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022년 시도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x축은 시도, y축은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를 나타낸 막대 차트를 그렸는데요! 1위는 경기도로 2022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가 4,205건으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시도에 비해 4배가량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서울이 2,348건으로 경기도를 제외한 다른 시도보다 2배가량 높았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경기와 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인구수로는 손에 꼽히는 지역입니다. 단순히 인구수가 많아서 교통사고 건수 또한 많은 게 아닐까요? 따라서 인구수를 고려해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지표를 활용해 살펴보았습니다.
b. 시도별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통계청의 2022년 시도별 인구수 데이터와 도로교통공단의 시도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데이터를 활용하여 시도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를 인구수로 나눈 비율을 구했습니다. 위 시각화는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비율을 그린 막대 차트인데요! 이전에 시각화한 결과와는 달리, 제주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순으로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 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세종특별시 다음으로 인구수가 적은 시도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비율을 보였어요.
c. 시군구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이번에는 시도가 아닌 시군구별로 나누어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역시 통계청과 도로교통공단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2022년 시군구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 건수를 막대 차트로 나타내 보았는데요! 그 결과, 경기도 수원시, 서울시 강남구, 충청북도 청주시, 경기도 고양시, 충청남도 천안시 순으로 음주 운전 발생 건수가 높았습니다. 시도별로 사고 건수를 비교했을 때 충청북도는 총 17개의 시도 중 10위였는데도 불구하고 충청북도 청주시가 3위를 기록했어요! 시군구별 사고 발생 건수 데이터 또한 인구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시군구별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교통사고 발생 건수의 비율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d. 시군구별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2022년 기준 시군구별 인구수 대비 음주 운전 교통사고 발생 건수 비율을 비교해 보았을 때는 순위가 뒤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경상북도 성주군, 서울시 강남구, 경상북도 영덕군, 제주도 서귀포시, 강원도 양양군 순으로 음주 운전 사고 발생률이 높았습니다. 경상북도 성주군은 시도별로 사고 건수와 비율을 보았을 때 상위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군구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가 가장 높다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서울시 강남구가 두 번째로 사고 비율이 높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는데요! 서울시 강남구는 앞서 시도별 사고 건수, 인구수 대비 사고 발생 비율을 보았을 때 서울시가 뒤에서 세 번째로 매우 낮은 순위였는데도 불구하고 시군구별 사고 비율에서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이미 도로교통공단은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을 정의하고, 해당 지역별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이란 반경 100m 내 음주 운전 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지역을 말합니다. 2019년에서 2021년까지 데이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 시군구별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 수
시군구별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의 수를 막대 차트로 시각화한 결과 서울시 강남구가 무려 20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국의 지역별 평균이 9곳인 것을 감안하면 약 2배 이상 큰 수치임을 알 수 있는데요. 강남구에서는 왜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할까요? 강남구 중 어디에서 음주 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서울시 강남구 부근의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을 시각화한 차트인데요. 좁은 지역 안에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이 줄지어 위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들의 자세한 명칭을 확인해 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지역 이름에 ‘교차로’ 혹은 ‘사거리’가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서울시 강남구의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 20곳 중 14곳이 교차로였어요.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의 서울시 교차로 관련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강남구는 서울시 전체의 교차로 총 8,162개 중 492개의 교차로를 가지고 있어,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교차로가 많은 지역인데요. 보통 두 개 이상의 차로가 겹쳐지는 교차로는 교통이 혼잡하기 마련이니 음주 운전 사고에도 이러한 특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어요. 전국 데이터로 봐도 총 335개의 음주 운전 사고 다발 지역 중 지역 명칭에 ‘교차로’가 포함되는 지역이 45곳, ‘사거리’ 혹은 ‘네거리’가 128곳, ‘삼거리’가 22곳, ‘오거리’가 10곳 총 205곳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습니다. 강남뿐만이 아니라 교차로가 많은 지역은 음주 운전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어요.
3. 음주 운전 사고 가해자의 특징
지금까지는 음주 운전 사고가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지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음주 운전 사고를 발생시키는 음주 운전자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음주 운전 사고 가해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a. 성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도로교통공단의 2020년 기준 성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데이터를 파이 차트로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2020년의 음주 운전 사고 총 17,247건 중 남성이 15,155건으로 87.9%, 여성이 2,092건으로 12.1%를 차지했는데요! 통계적으로 남성 운전면허 소지자가 여성보다 많으니 남성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의 절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주 운전 사고 건수도 여성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것은 아닐까요?
또 다른 지표로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2020년의 성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를 성별 총 교통사고 수로 나누어 성별 음주 운전 사고 비율을 구해 보았는데요! 그 결과, 남성은 약 9%, 여성은 약 5%의 음주 운전 사고 비율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b. 연령대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다음으로는 연령별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제공하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령별 음주 운전 제1당사자 사고 분포 데이터를 라인 차트로 시각화했는데요! x축을 연도, y축을 음주 운전 사고 건수로 나타냈습니다. 차트의 가장 왼쪽인 2006년을 보면 연령대 사이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30대(빨간색), 40대(청록색), 20대(주황색) 순으로 사고 건수의 차이가 명확하고, 50대(초록색)과는 매우 크게 차이가 벌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차트 상에서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20대부터 50대까지의 음주 운전 사고 건수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었어요. 가장 최근인 2020년 20대에서 50대까지의 사고 건수는 육안으로 봤을 때 차이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 제1당사자 : 가해자로 당해 교통사고에 관계한 사람 가운데 과실이 큰 사람을 의미
이를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2020년의 데이터만 파이 차트로 시각화해 보았는데요! 총 음주 운전 사고 건수인 17,247건 중 20대가 3,691건으로 약 21%, 30대가 3,878건으로 22%, 40대가 3,702건으로 21%, 50대가 3,673건으로 21%를 차지했습니다. 모두 21~22%로 비슷한 사고 비율을 보이고 있어요. 20대에서 50대까지는 나이를 불문하고 음주 운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네요!
c. 음주 정도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한편,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인 경우인데요! 음주 운전 사고의 가해자는 술을 얼마나 마신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킨 걸까요?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2022년 가해자 음주 정도별 월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 데이터에서 월 평균 음주 정도별 음주 운전 사고 건수를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알코올 농도가 0.10%에서 0.14%인 음주 운전자가 발생시킨 교통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어요. 보통 소주를 8~9잔, 한 병 조금 넘는 양을 마시면 알코올 농도 0.10%~0.14%가 되는데요! 이는 운전이 금지되는 0.03의 약 3~4배나 되는 혈중 알코올 농도로,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알코올 농도가 0.10%에서 0.14%일 때 사람들은 행동 조절이 저하되고, 불안정한 보행과 어눌한 말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2021년 도로교통공단의 음주 후 운전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적 요인 조사 결과 ‘마신 술의 양의 적어서’라는 대답이 38.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대답은 20년 전인 2001년 중앙대학교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3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어요. 만취 상태보다 알코올 농도 0.10~-0.14%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음주 운전을 가벼이 여긴다면, 또다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실수를 반복하게 되지 않을까요?
d. 음주 운전 재범 비율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2022년 음주 운전 재범자 연령별 성별 현황 데이터를 보면 2022년에 적발된 음주 운전자 중 무려 42%가 재범자였습니다. 연령대별, 성별로 봤을 때는 40대 남자가 56%, 60대와 50대 남자는 무려 약 61%가 재범자였어요. 40대에서 60대의 남자 음주 운전자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음주 운전을 또다시 저지른다는 뜻입니다.
심지어는 40, 50, 60대에서 재범 횟수의 분포가 더욱 다양했는데요! 나이가 많을수록 재범 횟수가 4, 5회를 넘어가는 음주 운전자가 많았어요. ‘음주 운전자들의 운전 확신 수준 특성이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음주 후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운전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쌓인 오랜 운전 경력에 대한 자신감이 음주 후에 더욱 높아져서 음주 운전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에디터의 한마디
지금까지 ‘언제’, ‘어디서’, ‘누가’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음주 운전 실태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면서 글의 시작에서 들었던 음주 운전 사고 패턴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었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예상과 같은 결과였나요?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2022년 기준 적발된 음주 운전자 중 42%가 재범자였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이니까요! 음주 운전 사고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주변인들까지 받을 상처의 크기를 가늠해 보면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인데도 말입니다.
이전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음주 운전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오늘의 글을 통해 여러분도 음주 운전 실태를 살펴보고 음주 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 봅니다.
- 참고자료
- 이순열, 이순철, 음주 운전자들의 운전확신수준 특성이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 경로분석을 이용한 연구, 2007,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Editor. 기획팀 홍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