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이었던 ‘살충제 달걀’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가축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사육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계기였죠. 가축을 대량 사육해 생긴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육류의 과잉 생산, 섭취 현황과 이에 따른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 속 세상(Our World in Data)출처의 육류와 해산물 생산 & 섭취 (Meat and Seafood Production & Consumption)데이터를 참고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는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는 중!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육류는 얼마나 될까요? 2014년 기준 6개 대륙의 전체 육류 생산량은 3억 885만 톤으로 1961년 6977만 톤이었던 것에 비해 약 4.5배 증가했습니다. 각 대륙별 육류 생산량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1961년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생산량 비중이 각각 43%(3천만 톤), 26%(1천8백만 톤) 였는데 2014년에는 각각 19%(5천9백만 톤), 15%(4천7백만 톤)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아시아의 생산량 비중은 증가했습니다. 2014년 기준 아시아는 전체 육류 생산량의 44%(1억 4천만 톤)의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1961년 13.0%였던 것에 비해 15배나 증가했습니다.
6대륙의 가축별 육류 생산량을 비교해보겠습니다. 가장 많은 가축을 기르는 아시아는 2013년 기준 ‘돼지,’ ‘닭(가금류),’ ‘소/버펄로’ 순으로 육류를 많이 생산합니다. 유럽도 ‘돼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며 아시아와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두 대륙 모두 다른 대륙에 비교해 말, 낙타 등 다양한 종류의 육류를 생산합니다. 반대로 북/남아메리카는 ‘닭(가금류)’를, 아프리카는 ‘오리’를, 오세아니아는 ‘소/버펄로’를 가장 많이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가장 적은 가축을 기르는 오세아니아는 소고기 생산량이 다른 가축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그래서 호주산 소고기를 한우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나 봅니다!
지갑이 넉넉한 사람들은 더 많은 고기를 먹는다?
지금까지 육류가 얼마나 생산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육류를 얼마나 많이 먹고 있을까요?
2013년 1인당 육류 섭취량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한 결과 소득이 높을수록 고기를 많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점도 시각화 차트를 통해 1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1인당 육류 섭취량 또한 증가해 뚜렷한 선형 형태(상관계수(r)=0.725)를 보입니다. 1인당 육류 섭취량이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와 미국으로 각각 1년에 평균 116kg와 115kg의 고기를 섭취했습니다. 반면 소득에 비해 비교적 고기를 적게 섭취한 나라는 UAE로 58.7kg 섭취했습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4천 달러이며 1년에 63.6kg 가량의 고기를 먹는다고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고기 섭취량이 비례하게 증가하는 것은 혹시 우리가 필요 이상의 고기를 섭취하고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고기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합니다. 우리는 하루 중 단백질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혹시 권장량보다 많이 섭취하고 있지 않는지, 데이터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만 1세 이상의 남성은 하루 평균 단백질을 86g, 여성은 60g 섭취합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평균필요량에서 5-15g 더해 권장하는 권장섭취량보다 많은 수준입니다.하루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연령별로 상이하지만, 평균적으로 남성은 53.9g, 여성은 45.6g입니다. 연세가 들어도 성장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합니다.
고기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문제!
육류 생산은 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단백질 1g을 생산하는 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식품 종류별로 비교한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토지 이용도’의 개념은 작물인 경우 1년 주기로, 축산물인 경우 생애 주기로 생산할 때 필요한 토지의 면적을 측정하여, 단백질 1g 당 필요한 면적을 계산한 값입니다 (Clark & Tilman, 2017). 토지 이용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토지가 오염된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농산물과 축산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농약, 화학비료, 축산물 분뇨 등의 이유로 토지가 오염되기 때문입니다.
각 식품 종류별로 살펴보면 소고기 또는 양고기의 토지 이용도는 1.02m²으로 다른 식품 보다 가장 넓은 면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소/양고기는 돼지고기(0.13m²) 보다 약 8배의 넓은 면적이 소요됩니다. 반면 옥수수와 콩류 모두 0.01m²의 가장 낮은 토지 이용도를 보이며, 소/양고기에 비해 100배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농작물과 축산물 생산은 토지뿐만 아니라 공기 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각 단백질 식품 종류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역시 소/양고기가 221.63 gCO₂e의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 방귀가 온난화의 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소의 방귀를 통해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양이 엄청나며 전체 온실가스 비중의 13.5%이나 차지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 2014).반면 콩류는 0.58 gCO₂e의 가장 낮은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단편적으로 가정하여 소고기 대신 두부를 먹는 것으로 계산하면 온실가스를 약 382배 줄일 수 있습니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섭취한다고 해도 약 6배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찾아서!
앞서 대량 축산물 생산을 줄이면 간접적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육류 대신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식품 100g 당 단백질 함량을 보면 대두(36g), 닭가슴살(31g), 돼지고기(27g) 순으로 많습니다. ‘밀가루는 탄수화물이지’라고 생각했던 밀의 단백질 함량은 의외로 14g으로 11g인 달걀 흰자 보다 많게 나타났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콩류는 육류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고기의 기름진 맛 때문에 쉽게 고기를 끊지 못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콩으로 육즙까지 재현한 ‘피 흘리는 채식 버거’라고 불리는 ‘임파서블 버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식물성 재료의 맛과 식감을 개발해 육류를 대체하는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고기 대체식품이 많이 개발되어 육류 섭취량을 줄이는 움직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By 브랜드팀 김주연